[중부] 서해안-중앙-대전 등 3대 고속도로 개통 1년

9일 오후 1시 소양댐 인근의 춘천시 천전리. 춘천의 명물 막국수집이 몰려있는 이곳 주차장에는 경북 차량이 20대도 넘게 주차되어 있다. 오후2시에는 대형 전세 버스도 이곳에 비집고 들어왔다.

비슷한 시각, 춘천시청 주차장에도 대구와 경북 차량들이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근처 닭갈비골목을 방문하기 위한 관광객들의 차량이다. 구곡폭포와 등선폭포에도 영남권 차량들이 상당수다. 요즘 춘천시내에선 경북과 대구에서 관광온 차량들을 어렵잖게 찾아 볼 수 있다. 중앙고속도로가 개통하면서 생긴 현상이다. 서해안고속도로와 대진고속도로 주변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진다.

◆ 중앙고속도로 =강원도에 경상도 차량들이 몰려드는 것은 건 중앙고속도가 뚫려 대구시 북구 금호동에서 춘천시 동면까지 총장 280㎞가 3시간대로 좁아진 덕분이다. 춘천의 경우, 이 도로가 생긴 이후 영남권 관광객들이 한해 15만명 이상 급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이 강원도에서 소비하는 액수도 1인당 3만원 이상이어서 지역경제가 적지않게 도움을 받고 있는 것으로 진단된다.

반대로 춘천시민들도 안동 하회마을을 즐겨 찾고 있다. 수학여행을 이곳으로 떠나는 학교도 늘어나는 추세다. 이처럼 왕래가 잦아짐에 따라 대구~춘천을 오가는 고속버스는 황금노선으로 간주되고 있다.

한가지 보완할 점은 춘천~원주간 70㎞ 구간에 휴게소가 홍천강휴게소와 치악휴게소 등 2곳에 불과한 것. 그것도 주유소는 치악휴게소 단 한 곳 뿐이어서 충청과 영남지역에서 강원도를 방문하는 여행객들이 횡성과 홍천 등 중간지점에서 고속도로를 빠져나가 연료를 넣고 재진입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2004년말이 되어야 이같은 불편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 서해안고속도로 =「서해안의 대동맥」 서해안고속도로가 개통된 지 겨우 1년을 갓 넘겼지만 크고 작은 수많은 변화가 일고 있다.

특히 서해안고속도로는 국토의 중심 축을 경부 하나에서 양대 축으로 전환시켰고, 상대적으로 낙후됐던 「서해안시대」의 개막을 알린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역사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우선 8시간 가량 걸리던 인천~목포 길이 무려 절반으로 단축되면서, 물류 비용은 연간 5600억원이 절감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서해안고속도로는 그동안 어려움을 겪던 인근 공단에 큰 활기를 불어넣어줬다. 충남의 경우 지난해 서해안고속도로 주변 6개 시·군에서 새로 유치한 기업은 145개로 2001년의 92개 업체에 비해 58%나 증가했다. 군산국가산업단지는 지난해 분양된 면적만 14개 업체, 20여만평에 이르는 등 개발이 활성화되고 있다.

주로 동해안과 경부 축에 집중됐던 관광산업에도 큰 변화가 일었다. 천혜의 관광자원을 갖추고도 교통이 불편해 소외됐던 충남 서해안의 태안해안국립공원, 대천해수욕장 등은 수도권의 1일 관광코스로 부상했다. 지난해 열린 안면도 국제 꽃박람회 관람 인원이 당초 목표치의 2배를 뛰어넘은 이유도 수도권 관람객을 데리고 온 서해안고속도로가 1등 공신으로 꼽히고 있다.

또 경기도와 전북, 전남 역시 고속도로 인근 지역의 관광객이 급증하는 등 「서해안 관광」이 아연 활기를 띠고 있다.

그러나 서해안고속도로가 경부고속도로와 함께 명실상부한 국토의 대동맥 구실을 하기 위해선 풀어야 할 숙제가 아직 많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수도권은 왕복 6차로이나 충남, 호남지역 구간은 4차로로 좁아지면서 주말이면 극심한 체증을 유발한다. 또 과속 단속 카메라 부족으로 교통사고가 잦고, 휴게소가 부족해 운전자들이 불편을 겪는다.

충남도 관계자는 『서해안고속도로는 환황해 경제권 형성에 중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고속도로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계획 수립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 대전~진주간 고속도로 =대전~진주간 고속도로는 그동안 교통의 오지였던 중부 내륙지역과 영남 서부권을 직선으로 연결, 대전~진주간 운행시간을 종전 4시간에서 2시간으로 단축시켰다. 또 경부·호남고속도로가 전담해온 남북축의 교통량을 서해안고속도로와 함께 분담하면서 연간 3000억원의 물류비가 절감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개통 이후 전북은 물론 경남지역 주민까지 롯데백화점 대전점,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점에 몰려와 쇼핑을 하고 돌아가는 등 대전이 새로운 쇼핑중심지로 떠올랐다. 삼천포 횟집엔 대전 차량이 즐비하게 눈에 띄는 등 대전시민들이 서해안 대신 남해안으로 나들이를 가고 있다.

그러나 전북 무주·진안·장수와 경남 거창·함양 등 소도시들은 상권의 대도시 집중으로 상가 매출이 급감하는 부작용이 빚어지는 등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특히 무주군은 대전까지 거리가 30분 이내로 단축되면서 대전에 흡수되고 있으며 그동안 대전과는 전혀 상관없던 장수군마저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등 부의 역외 유출, 인구감소, 상권 위축같은 문제점이 심각하다.

다만 고속도로가 이들 지역의 관광을 크게 활성화시키면서 주민들은 그나마 위안을 삼고 있다. 진주성의 경우 대진고속도로 개통 이전 연간 20여만명에 그쳤던 관람객이 지난해 46만명으로 배 이상 늘어나 고속도로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또 무주군 반딧불이 축제엔 2001년 50만명에서 지난해 70만명으로 늘어난 것을 비롯, 진주와 남해, 사천, 지리산, 덕유산 등 고속도로 인근 지역 모두 관광객이 급증했다.

그러나 고속도로 개통 이후 늘어난 교통량 때문에 남해고속도로 진주~산인 구간과 진주시 주변의 국도 체증구간이 더욱 늘어나 새로운 문제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편, 대전~통영간 고속도로는 「중부고속도로」로 편입됐으며 전 구간 완전 개통은 진주~통영 구간이 완공되는 오는 2005년이다.

조선일보 2003. 1.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