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농촌총각 3분의 1이 국제결혼`[LAT] [연합]
심각한 신부난을 겪어오던 한국의 농촌에서 요즘 결혼하는 총각들의 3분의 1이 외국 여성과 짝을 맺는 등 단일민족을 강조해오던 순혈주의 전통이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2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이날 본지 1면과 10면에 걸쳐 '한국인들이 멀리서 아내를 구한다'는 제하의 특파원 기사를 통해 "아시아의 결혼 시장이 빠르게 세계화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 한국 농촌 총각들이 있다"면서 해외에 나가 신붓감을 찾고 있는 실태를 상세하게 전했다.

타임스는 30~50대의 노총각들이 대부분 25세 이하인 젊은 외국 여성과 결혼함으로써 빚어지는 세대차, 문화충격 등 확실한 위험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신붓감을 구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2만 달러 이상의 결혼자금을 마련해 외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 결과 지난해 한국에서 이뤄진 전체 결혼의 13%가 외국인과 성사됐고 농촌지역 결혼의 3분의 1 이상은 베트남, 중국, 필리핀 여성과 맺어지는 등 순혈주의를 내세우기가 힘들게 됐다.

이런 현상의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남아 선호가 심했던 1980년대에 태어난 세대가 결혼 적령기가 되면서 여성이 부족한 탓도 있지만, 신세대 여성들이 힘든 농촌보다 도시에서 살기를 원하기 때문으로 타임스는 풀이했다.

정하기(46)씨의 경우 호찌민 시내의 한 호텔에서 '242번'을 달고 있던 신부 엔구엔 투 동(20)씨를 점찍고 사흘뒤 결혼했다.

농사짓는 고달픈 시골 생활을 견뎌낼 수 있으려면 튼튼해야 한다며 엔구엔씨를 택했다는 정씨는 "한국말도 못하고 새벽에 일어나기 싫어하면서 김치 냄새도 역겨워하는 데다 나이차도 많은 등 많은 문제점을 안고 산다"면서도 "하지만 나는 아내를 원했고 지금의 아내는 원하던 상대이다"고 말했다.

타임스는 이런 현상이 중국을 비롯한 다른 지역에도 서서히 영향을 끼쳐 이들 지역의 신부 부족 사태를 야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2006.09.22 02:32 입력